서론
우리의 신앙 여정 속에서 "하나님의 비밀"이라는 말은 신비롭고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성경은 분명하게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영원 전부터 감추어 두신 비밀이 있었고, 그 비밀이 이제는 드러났다고 말입니다. 그 비밀은 단지 지식이나 교리 차원이 아니라, 우리의 존재와 삶을 바꾸는 능력입니다.
에베소서 3:3-4의 배경 설명
에베소서 3장 3~4절은 사도 바울이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과 계시에 관해 설명하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는 자신이 단순히 복음을 전하는 사도가 아니라,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청지기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 ‘비밀’은 이전 세대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며, 이제는 성령을 통해 사도들과 선지자들에게 게시된 것이라 말합니다.
바울은 이방인을 위한 사도로서, 유대인과 이방인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것이 바로 그 비밀의 핵심이라고 강조합니다. 유대인 중심의 구원 역사 속에 이방인도 동등하게 하나님의 자녀로 참여하게 된 이 놀라운 구속사의 전개는 당시로서는 충격적이면서도 놀라운 복음이었습니다.
바울은 이 비밀을 자신이 계시로 받았고, 자신이 전하는 글을 읽는 자들도 이 진리를 깨달을 수 있다고 확신에 차 말합니다. 이 배경 속에서 에베소서 3:3-4는 단순히 개인적인 경험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모든 성도에게 열려 있는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는 통로로서 기록된 말씀입니다. 바울은 독자들에게 성경을 단순히 읽는 데 그치지 말고, 그 안에 담긴 그리스도의 비밀을 깊이 깨달아 그 삶에 적용하라고 도전하고 있습니다.
1장: 하나님의 비밀이란 무엇인가?
하나님의 비밀은 단순히 인간이 모르는 정보를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비밀’(헬라어 mysēiron)은 인간의 지혜나 노력으로는 도달할 수 없지만, 하나님께서 정하신 때에 계시를 통해 밝히시는 구속의 계획을 의미합니다. 이는 숨겨진 음모나 퍼즐 같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오래전부터 품으신 뜻이며, 특정 시점까지 감추어져 있다가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난 진리입니다. 하나님의 비밀은 곧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된 복음입니다.
예수님의 탄생, 죽음, 부활, 그리고 그를 믿는 자에게 주어지는 구원은 하나님께서 영원 전부터 계획하신 것이지만, 오랜 세월 동안은 그 의미가 온전히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구약의 율법과 예언서 속에는 그 비밀이 그림자처럼 담겨 있었지만, 실체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분명히 게시되었습니다. 바울은 이 비밀을 이방인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구원의 은혜라고 설명합니다.
유대인만이 아닌, 모든 민족과 나라, 모든 죄인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는 것—이것이 하나님의 비밀 핵심입니다. 이는 사람의 노력이나 자격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은혜와 주권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며, 교회는 이 비밀을 세상에 드러내는 통로로 부름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비밀은 감추어진 것이 아니라, 게시됨으로 이제는 누구든지 말씀 안에서 깨달을 수 있는 진리입니다. 우리가 그 비밀을 깨닫는 순간, 하나님의 큰 그림 속에서 나의 위치와 사명을 새롭게 이해하게 됩니다.
2장: 그리스도의 비밀로 밝혀진 복음
그리스도의 비밀로 밝혀진 복음은 단순히 좋은 소식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는 인류 역사 속에서 점진적으로 드러난 하나님의 구속 계획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히 드러나고 성취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이 복음은 인간의 선행이나 자격으로 얻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은혜로 베푸신 놀라운 선물이며, 그 중심에는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계십니다.
사도 바울은 이 복음을 “비밀”이라 표현하며, 과거에는 감추어졌지만 계시를 통해 분명히 나타났다고 말합니다. 에베소서 3장에서 바울은 이 비밀이 이방인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즉, 유대인뿐만 아니라 이방인도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루고, 하나님의 자녀로서 동일한 기업에 참가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진리는 당시의 종교적, 문화적 경계를 완전히 허무는 혁명적인 복음이었습니다.
이처럼 그리스도의 비밀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삶을 뒤흔드는 진리입니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자신을 온전히 계시하셨고, 그를 믿는 모든 자들에게 죄 사함과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셨습니다. 이 복음은 교회의 존재 이유이자, 세상에 전해야 할 가장 귀한 메시지입니다.
우리가 이 비밀을 깨달을 때, 우리는 단순한 신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계획 속에 있는 동역자로 부르심을 받았음을 알게 됩니다. 그리스도의 비밀로 밝혀진 복음은 감추어진 이야기가 아니라, 이제는 모든 이에게 열려 있는 하나님의 초대입니다. 이 진리를 아는 자는, 그 빛을 따라 살아가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3장: 하나님의 영원한 목적
하나님의 영원한 목적은 단기적인 위기 해결이나 일시적인 복의 차원을 넘어, 창세 전부터 하나님 안에 있었던 거대한 구속의 계획을 의미합니다. 성경은 하나님이 어떤 순간의 필요에 따라 반응하신 분이 아니라, 모든 역사와 인류의 존재 자체를 통해 자기 뜻을 이루어 가시는 분이라고 선포합니다.
이 뜻은 우주가 창조되기 전부터 존재했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진적으로 드러났으며,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히 성취되었습니다. 에베소서 3장에서 바울은 자신이 맡은 사역을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진 것이라 고백하면서, 그 중심에는 하나님의 영원한 목적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 목적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풍성한 지혜가 교회를 통해 세상과 하늘의 권세들 앞에 드러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은 교회를 단순한 종교 공동체로 세우신 것이 아니라, 자기 뜻과 성품을 세상 가운데 보여주는 도구이자 통로로 사용하시기 위해 세우셨습니다. 하나님의 영원한 목적은 철저히 그리스도 중심적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은 죄로 인해 깨어진 인간과의 관계를 회복하시고, 원수 되었던 사람들—유대인과 이방인—을 하나 되게 하셨으며, 더 나아가 하나님의 자녀로 삼으셨습니다. 이러한 목적은 인간의 공로로 성취된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계획과 은혜로 주어진 선물입니다.
이 진리를 깨달은 바울은 그 비밀을 세상에 알리는 사명을 자기 삶 전체로 감당하려 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 영원한 목적이 단지 바울이나 교회 지도자만의 사명이 아니라, 오늘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성도에게도 동일하게 주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영원한 계획 안에 있는 자들이며, 우리의 삶은 그 거대한 이야기의 일부로 부름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일상과 연약함 속에서도 자기 뜻을 이루어가시는 분이며, 이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이 온 세상 가운데 드러나기를 원하십니다.
따라서 우리는 하나님의 영원한 목적을 단순히 교리로 아는 것을 넘어서, 그것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방향을 정하는 중심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 목적 안에서 나의 정체성을 찾고, 교회 공동체의 사명을 발견하며,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것이 참된 신앙인의 모습입니다. 영원한 목적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 삶 가운데 실현되고 있는 살아 있는 하나님의 역사입니다.
결론
이제까지 살펴본 것처럼, 하나님의 비밀은 단순한 신비나 숨겨진 지식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히 드러난 하나님의 영원한 계획입니다. 에베소서 3장 3~4절은 바울이 그 비밀을 계시로 받아 깨달았음을 말하며, 우리 또한 말씀을 통해 그 비밀을 깨달을 수 있다고 선포합니다. 이 깨달음은 지적인 이해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과 사명, 그리고 살아가는 방식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능력입니다.